한 2주째 나 스스로도 진절머리가 날 만큼 키레길 키레길을 떠들어댄 주제에 정작 변태귀축마파신부와 오피셜 공인 유혹 수 영웅왕에 대해선 별 포스팅을 안 했음을 번개같이 깨달았다. 야 니가 지금 왕이 되다 만 밥순이나 까고 있을 때냐 -_-
그런 의미에서 헬게이트의 틈새를 뚫고(....), 쇼코라 님의 400% 완벽하고도 무자비하게 정확한 평가를 감히 빌자면 '둘이 짜고 남편을 죽이고 재혼한 불륜남과 악녀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닌 페제 원작의 시퀀스를 손에 잡히는 대로 즉석에서 뚝딱 해석해보았다. 번역이 아니다 제길. 하지만 나는 유리심장의 도에스이므로 명백한 오역 외엔 지적은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코, 절대로, 누가 뭐래도 페제 원작을 (아마도) 지르신 v모 님과 (틀림없이) 지르실 예정인 S모 님을 부채질하기 위한 게 아닙니다. 아니라면 아니래도. 오빠 말 못 믿는 거냐.
1월 17일, 심각한 미스를 깨닫고 황급히 수정. 세상에 내가 이걸 놓치다니!
예아 유열!!
동인판 4권, 53~55page
싸늘히 식어가는 시신 옆에서 찬연한 기척이 유유히 피어오르고, 마침내 눈부신 황금의 서번트가 실체를 갖추었다.
「──흥, 한심한 폐막이다」
붉은 눈동자에 모멸을 거침없이 드러낸 아처는 한때의 마스터를 발끝으로 가볍게 찔렀다.
「무언가 좀 더 분대질이 있겠거니 기대했거늘, 보아라. 죽어 넘어진 얼굴마저 얼빠졌구나. 마지막까지 스스로의 용렬함마저 깨닫지 못할 줄이야」
「바로 옆에 영체화한 서번트를 두고 있었으니 방심할 법도 하지」
키레이의 비아냥에 아처는 통쾌한 빛을 띤 미소로 응했다.
「빨리도 해학을 익힌 게냐. 키레이, 놀라운 진보로군. 칭찬해 주마」
아처와는 반대로 진지한 얼굴을 무너뜨리지 않으며, 키레이는 새삼 엄중하게 질문했다.
「정녕 이의는 없나? 영웅왕 길가메쉬」
「네놈이 짐을 질리게 하지 않는 한은. 그러지 못하면 키레이, 너 또한 예서 바닥을 구르는 주검과 똑같은 말로를 걷게 될 따름이다. 네놈이야말로 제 각오를 재차 돌아보는 것이 어떠하냐」
차가운 야유에도 불구하고 키레이는 일말의 동요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목숨을 맡길 상대로서 이토록 위험한 존재도 달리 없으리라. 말 그대로 악마와 계약을 맺음에 다름아니다. 은혜니 충절과는 애초에 연이 없으며 이해관계마저 가늠하기 힘든, 변덕스럽고 횡포한 절대자로서의 서번트.
허나──그렇기 때문에 어울린다.
오래 전 키레이에게 아무런 답도 돌려주지 못했던 인의나 도덕 따위와 담을 쌓은 이 영령이야말로, 앞으로의 싸움에서 키레이를 인도하는 이정표가 되어줄 터.
웃도리의 소매를 걷어올리고 팔에 새겨진 영주를 드러낸 키레이는 엄숙하게 영창했다.
「그대의 육신은 나의 휘하에 있으며, 나의 명운은 그대의 검이 될지니. 성배의 부름에 응하여 이 의지, 이 도리에 복종할 자여──」
「맹세한다. 그대의 공물을 나의 피, 나의 살로 삼노라. 코토미네 키레이, 새로운 마스터여」
마력공급 패스는 지체없이 이어지고, 다시금 힘을 얻은 왼손의 영주가 둔한 통증과 함께 빛을 띠었다.
계약은 완료되었다. 지금 여기에, 성배를 둘러싼 최강이자 최악의 진영이, 누구 하나 아는 사람 없이 조용히 탄생하였다.
「자아 키레이, 시작해볼까……너의 지휘 하에 이 하찮은 촌극을 멋지게 끝내보여라. 포상으로 성배를 하사하지」
「이의는 없다. 영웅왕, 너 역시 마음껏 즐기도록 해라. 원하는 답을 얻는 그 순간까지, 어릿광대의 역할을 기꺼이 감수하고 말고」
유열로 빛나는 핏빛의 눈동자와 감개에 젖은 흑색의 눈동자는, 암묵간의 양해를 주고받았다.
한 줄 감상 :
이게 결혼식이 아니면 대체 뭘까염 난 모르겠음 -_-;;;
케이크 입도 = 토키오미 순살(....)
결혼서약 = 마스터-서번트 계약(....)
결혼반지 = 마력패스(....)
주례 = 성배(....)
어머나 진짜로 할 거 다 했......했........했......... 우로부치 이 색히야 뒤뜰로 튀어나와라 OTL
따분하게 하면 죽이네 살리네 살벌히도 으르렁댄 주제에 이눔의 마스터와 서번트는 별다른 마찰도 없이 이후 10년간 알콩달콩(....)하게 결혼생활을 만끽하게 됩니다(......).
심지어 - 일단은 막판 네타바레라 예서 자세히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 문제의 마력패스는 결말 즈음에서 심장에 이어진 왼쪽 네번째 손가락에 낀다는 결혼반지의 구실을 유감없이 완수하는 위엄을 선보인다. 우로부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1월 17일의 덤. 크게 실수했음. 마파신부의 영창 원문은 '聖杯の寄るべに従い、この意、この理に従うならば'. 그대로 옮기자니 한국어로는 박자도 안 맞고 어색한지라 다소 의역해서 '성배의 부름에 응하여 이 의지, 이 도리에 복종하라'로 번역했는데 어쩌다 전문을 보니 글쎄 그 뒤에 '대답하라(応えよ)'가 있지 뭡니까(....). 즉
키레이가 채 다 영창하기도 전에 금삐까 왕님이 가차없이 잘라먹고 서약을 돌려주신 것이다!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그 뭐냐.... 이렇게 됩니다. "이 남자를 남편으로 맞아 평생을 함께 하며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아 알았어요 알았다고 알았으니까 부부 선언이나 해!!!" ("Will you have this man to be your husband; to live together," "Yes yes yes I do I do I do. Get on with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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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orz orz orz
지금 '치워라 너와 나 사이에 무슨 구구절절한 말이 필요하다고 별 쓸모도 없는 주문을 끝까지 주절거리나'란 환청이 내추럴하게 들려왔는데 내 귀가 잘못됐다고 누가 말 좀 해주세요.... 아놔 일단은 우로부치부터 물어죽이고 시작하자......
덤 2. 얼라 드씨에선 끝까지 다 영창했다!?